[나의 기타들] 테일러 815ce – 남쇼에서 선보인 깁슨닮은 점보바디 테일러


[내 기타 비하인드] 테일러 815ce – 남쇼에서 태어난 광복절 점보바디 기타

누구나 마음속에 꿈꾸는 기타 한 대쯤은 있습니다.
저에게는 오래전부터 간직한 기타 로망이 있었죠. 흔히들 말하는 “좌 마틴, 우 테일러”, 그 말 그대로 언젠가는 이 두 브랜드의 대표 모델들을 모두 갖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었습니다.

마틴 GPCPA1이라는 퍼포먼스 제품은 이미 제 품에 들어온 지 오래였고, 테일러는 기회가 닿지 않아 늘 아쉬움만 남았죠. 그런데 그 테일러가 정말 우연처럼, 부쉘이라는 기타와 추가금 교환을 계기로 제 손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돈이 부족하니 이런식으로 고가라인을 업어오는 형식의 중고거래를 많이 했습니다.


2003년 NAMM 쇼에서 탄생한 특별한 모델

제가 받은 Taylor 815ce는 2003년 NAMM 쇼에서 발표된 커스텀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테일러의 800 시리즈 중에서도 점보 바디(Jumbo body)를 채택한 희귀한 버전으로, 흔히 볼 수 있는 GA 바디의 814ce와는 외형과 울림 모두에서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줍니다. 거기다가 썬버스트라니… 왠지 깁슨 j200 느낌도 나네요. ㅎㅎ

특히 이 기타의 넘버 ‘815’는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컸습니다.
2003년은 제가 결혼한 해이기도 했고, ‘815’라는 숫자는 마치 광복절 에디션처럼 느껴지는 상징성을 안겨주었죠.


디자인, 스펙, 연주감 모두 만족스러운 구성

테일러 815ce 상판은 선버스트 마감의 시트카 스프루스, 측후판은 인디언 로즈우드, 지판은 에보니, 픽업은 초기형 ES1 시스템입니다.
바디 뒷면엔 전통적인 백 스트립이 깔끔하게 들어가 있으며, 전체적인 마감은 유광 글로스입니다.

튜닝머신은 고또(Gotoh) 골드 머신헤드로 바뀌어 있었는데, 마틴 GPCPA1의 골드 하드웨어와도 어울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해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지판의 자개 인레이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입니다.
914 시리즈는 오히려 과한 느낌이 있어서, 800번대 중에서는 814 정도의 인레이가 가장 적절하다고 느꼈었거든요. 그런데 그 인레이 입니다. 거기다 제가 가지고 있는 마틴의 인레이와도 모양이 비슷해서 왠지모를 통일감도 주고요,


사운드와 사용감 – 14바디와는 또 다른 느낌

815ce의 점보 바디는 단단하면서도 풍성한 중저음을 만들어냅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GA 바디와 비교했을 때, 사운드가 더 깊고 퍼지며 스트로밍 시 훨씬 웅장한 울림을 줍니다.
핑거스타일보다는 스트로커나 리듬 위주의 연주자에게 더 어울릴 수도 있겠죠.

실제로 연주해보면, ES1 픽업은 작지만 귀여운 존재감이 있고, AA 건전지를 사용하는 방식도 무척 실용적입니다. 9V 배터리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를 생각하면, AA가 오히려 공연 중에도 편하더라고요.


커스텀샵의 흔적, 그리고 개인적인 의미

사운드홀 안쪽을 보면 CUSTOM SHOP이라고 쓰인 종이 라벨이 들어 있습니다.
커스텀 모델이라는 점에서, 남쇼에서 한정 생산되었거나 특정 유통 채널을 위한 모델이었을 가능성도 있겠죠.

무엇보다도 이 기타가 나온 시점이 2003년인데 그 해의 의미, 모델 넘버, 이 모든 것들이 맞물려서
저에게 이 기타는 단순한 악기를 넘어서 기억이 담긴 상징이 되었습니다.


🎥 연주 영상 (YouTube)

제 채널에 직접 노래와 함께 연주한 영상이 있습니다. 비루한 실력이지만 기타소리를 들어보고 싶으시다면 가 보시길…

Taylor 815ce 실제 연주


마무리하며… 다음 꿈을 향해

좌 마틴, 우 테일러.
작은 로망은 이제 이뤘습니다.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죠.
요즘은 문득문득 깁슨 SJ200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제가 기타 음악을 한다는 건 어쩌면, 늘 다음 기타를 기다리는 마음이 아닐까요?

좌 마틴은 뭔지 보고 싶으시죠?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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