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레슨실 문을 열고 들어온 삼 년 차 직장인 밴드 멤버가 한숨을 쉬더군요. 큰맘 먹고 포커스라이트 스칼렛 인터페이스와 슈어 SM57 마이크를 장만해서 집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녹음했는데, 도무지 유튜브에서 듣던 그 맑고 고운 소리가 안 난다는 겁니다. 소리가 텁텁하고 답답해서 볼륨을 키우면 다른 악기 소리를 다 가려버리고, 줄이면 아예 존재감이 사라진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30년 동안 강단과 현장에서 수많은 연주자의 톤을 다듬어온 제게는 아주 익숙한 풍경입니다.
장비가 나빠서가 아닙니다. 방 안의 울림과 기타 통의 특성이 여과 없이 녹음되었기 때문이지요. 홈레코딩에서 기타 톤을 다듬는 가장 첫 단추이자 마지막 열쇠는 바로 이퀄라이저입니다. 거창한 플러그인을 새로 살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에 기본으로 내장된 이큐 하나만 제대로 다룰 줄 해도 소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혹시 당신도 방구석에서 녹음한 기타 소리가 먹먹해서 고민하고 있진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제가 알려주는 세 가지만 기억해보세요.
먹먹한 저음을 걷어내는 백헤르츠 로우컷의 마법
기타는 중음역대 악기입니다. 하지만 녹음을 해보면 생각보다 아주 낮은 저음까지 함께 수음됩니다. 특히 방 안에서 녹음할 때는 벽에 부딪혀 웅웅거리는 부밍 현상이 백헤르츠(Hz) 이하의 저역대에 집중적으로 쌓이게 됩니다. 이 소리들은 단독으로 들을 때는 따뜻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베이스나 드럼 같은 다른 악기와 섞이는 순간 전체 음악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주범이 됩니다.
김광석의 거리에서 같은 서정적인 곡을 테일러 314ce 모델로 녹음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럴 때는 이큐에서 **하이패스 필터(High Pass Filter)**를 활성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주파수 기준점을 80헤르츠에서 100헤르츠 사이로 설정하고 그 이하의 주파수를 완만하게 깎아내 보세요. 이렇게 저음의 불필요한 무게감을 덜어내는 것만으로도 막혀 있던 귀가 뻥 뚫리는 듯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타 본연의 맑은 울림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첫 단계입니다.
삼백육십헤르츠 언저리의 코맹맹이 소리 청소하기
로우컷을 마쳤는데도 여전히 기타 소리가 답답하고 좁은 상자 안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답답하게 들린다면, 그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구간은 삼백에서 오백 헤르츠 사이의 중저역대입니다. 흔히 이 대역을 골판지 박스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박시(Boxy)한 대역이라고 부릅니다. 가정집 방구석처럼 흡음이 제대로 되지 않은 공간에서 녹음할 때 가장 강하게 도드라지는 주파수이기도 하지요.
이 대역을 정리할 때는 큐(Q) 값을 좁게 설정한 뒤, 삼백육십헤르츠 근처를 이삼 데시벨(dB) 정도 살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