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주 처음 시작할 때 알아야 할 것들

레슨실에 앉아 있으면 기타를 꽤 오래 쳤다는 수강생들도 밴드 합주실만 다녀오면 영혼이 나간 얼굴로 돌아오곤 합니다. 방구석에서 메트로놈 켜놓고 마샬 앰프 물리며 완벽하게 카피했다고 자부하던 곡인데, 막상 드럼 스네어 소리가 귓가를 때리고 베이스 저음이 바닥을 울리는 합주실에 들어서는 순간 자신이 뭘 치고 있는지조차 까먹게 되기 때문이죠. 혼자 연주하는 것과 여럿이 모여 소리를 맞추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세계입니다.

합주실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첫 번째 관문은 내 기타 볼륨을 낮추는 용기입니다. 합주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실수가 앰프 볼륨을 너무 높게 잡는 것입니다. 집에서 연습할 때처럼 마스터 볼륨을 3 이상으로 올리거나 드라이브 게인을 잔뜩 먹이면, 믹서 콘솔을 거쳐 나오는 소리가 다른 악기들을 다 잡아먹어 버립니다. 합주실 표준 세팅인 펜더 트윈 리버브나 마샬 제이엠씨 나인티나인 같은 진공관 앰프 앞에 서면 볼륨은 2에서 2.5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 기타 소리가 작게 들린다고 느껴져야 비로소 밴드 전체의 밸런스가 맞기 시작합니다. 밥 딜런의 곡이나 산울림의 노래를 합주할 때, 기타가 주인공이 아니라 전체 리듬의 한 조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악보를 눈으로 보지 말고 귀로 드럼의 하이햇을 쫓아가는 습관입니다. 합주 중에 기타 줄이나 악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타블로이드 악보나 아이패드 화면만 보고 있으면 밴드와 소통할 수 없습니다. 드럼을 치는 드러머의 스틱 끝, 혹은 오른발로 밟는 베이스 드럼의 페달 움직임을 시야의 구석에 두고 연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 후렴구로 넘어갈 때, 기타 솔로를 멋지게 치겠다고 박자를 놓치면 밴드 전체가 무너집니다. 악보는 머릿속에 넣어두고, 몸은 드러머의 하이햇 박자에 완전히 동기화시켜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 간격을 맞추는 게 어색해서 식은땀이 나겠지만, 쿵 짝 하는 드럼 비트에 내 피크가 정확히 닿는 순간을 한 번 맛보면 그 짜릿함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겁니다.

세 번째는 곡이 멈췄을 때 절대 혼자서 기타를 탕탕 치며 잔향을 남기지 않는 센스입니다. 합주 중에는 곡이 끝났거나 박자가 엉켜서 잠시 멈추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합니다. 이때 튜닝을 다시 한다고 휴고스 앰프나 멀티 이펙터 패치를 바꾸며 딩동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은 합주실 최고의 매너 위반입니다. 베이시스트가 튜닝을 확인하거나 보컬이 마이크 볼륨을 조절할 때는 모든 악기가 완전히 침묵을 유지해야 합니다. 1970년대 언더그라운드 록 밴드들이 왜 그렇게 합주실 구석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로의 눈빛만 읽었겠습니까. 소음과 음악을 구분하는 능력, 그리고 멈춰야 할 때 확실하게 뮤트하는 손바닥의 감각이 실력보다 더 중요한 합덕의 덕목입니다.

오늘 당장 스마트폰을 꺼내어 혼자 연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보세요. 그리고 기타 소리 외에 메트로놈 소리나 원곡의 드럼 소리가 얼마나 선명하게 들리는지 확인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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